조용한남자 가족 여행 1부(무릉계곡 / 05.08.10)
방학을 한지 벌써 3주가 지났다.
이번에는 뭔가 스케쥴이 이상하게 잡혔다.
학교에서 맡은 업무가 방학 중에도 가끔 나가야하는 그런 업무이다.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모든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휴가 피크철에는 움직이고 싶지 않다.
너무 많은 인파에 모든 물가가 비싸고 숙박을 잡기가 그리 쉽지 않기때문이다.
2005년 8월 10일.
드디어 휴가를 떠난다.
장소를 정하지 못하다가 푸른소나무님의 무릉계곡 추천을 받은 김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무릉계곡과 두타산 등반을 결정하고 동해쪽으로 방향을 정한다.
계곡 이름도 아름다우려니와 인터넷상에서 검색한 결과를 봐도
무척 아름답고 좋은 곳으로 여겨진다.
만남님과 더불어 오전 11시경에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분당을 다녀올 일이 있다.
오전 9시 10분.
출발이다.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분당을 거쳐 여주 휴게소를 가려면 잠시 들려서 물건만 받으면 되지만 그래도 늦다.
어쩌랴.
마음은 급하지만 그렇다고 서두를 수가 없다.
분당에 도착하니 10시 30분이 다되었다.
만남님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아무래도 오래 기다리게 할 수가 없다.
천천히 오라고는 하지만 마음이 급하다.
꼭 이렇게 급할 때는 길도 많이 막히는 법이다.
분당에서 용인IC로 들어가는 길이 엄청 막힌다.
처음 가보는 길이라 더욱 가슴이 답답하다.
도중에 만남님께 전화를 한다.
기다리다 지쳐서 지금 떠나는 중이란다.
잘생각한 것 같다.
휴게소에서 한시간씩이나 기다리게 한 것이 너무 미안하다.
어쩔 수 없다.
각자 행동하다가 무릉계곡에서 만나자고 제의한다.
혼쾌히 승락을 해준다.
매우 고맙다.
가벼운 마음으로 운전을 할 수가 있다.
용인 휴게소에 도착한 시각이 10시 40분.
차들이 많다.
아마도 나처럼 조금 늦은 감은 있어도 떠나야 할 사람들인 것 같다.
너무 미안해서 만남님에게 전화를 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인가?
아직 용인 휴게소를 오지도 못했다고 한다.
또 속았다.
언제나 만남님한테 당하고 산다.
집사람이 만남님이 콩으로 메주를 만든다고 해도 절대 믿지 말라 한다. ^*^
고속도로가 막히니 이곳에 계속 있기가 좀 그렇다.
문막에서 만나기로 하고 출발을 한다.
시각이 정오를 가르킨다.
대략 20분 정도 머무른 것 같다.
13시.
문막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대략 40여분은 기다려야 만남님을 만날 수가 있다.
대략 빵으로 점심 끼니를 떼운다.
사실 우리 둘만 다니면 별로 먹는 것에는 신경을 안쓴다.
대충 끼니만 떼우면 그로 족해하는 부부다.
내 추측이 대략 맞았다.
대략 4~50분이 지나니 만남님 부부가 도착한다.
속아서 억울하다는 생각보다는 반가움이 더 앞선다.
사실 나도 늦지 않았는가.
내가 미안했던 것처럼 만남님도 아마 속으로는 많이 미안해 할 것이다.
14시 10분.
문막 휴게소를 출발한다.
계속 고속도로를 달릴 이유가 없다.
또한 집사람이 그렇게 다니는 것을 싫어한다.
볼 것도 없고 그저 밋밋한 도로만 보고 다니면 여행의 묘미가 없다한다.
옳은 말이다.
진부IC에서 나가 막국수를 먹기로 한다.
15시경.
진부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자 마자 우회전하니 100여 미터 전방에 음식점이 보인다.
간판이 "주목나무집"이다.
막국수를 시키고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며 셔터를 눌러본다.
가끔씩은 비도 내리고 하늘은 잔뜩 찌뿌리고 있다.
음식점 뒷편으로 가보니 통나무만 덩그러니 있다.
아마 옛날에는 이곳이 뭔가 멋지게 꾸며져 있었던 것 같다.
만남님이 안타까워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입구 쪽의 화단에 피어 있는 꽃이다.
사진 촬영 기술은 만남님이 나보다 고수다.
사진 촬영기법을 배우기 위해 이 꽃을 몇 장 찍었다.
여기서는 잘된 두 장의 사진만 올리기로 한다. ^*^
막국수가 나왔다.
배는 부르지만 무척 맛있는 편이다.
그런데 만남님의 말로는 옛날보다는 좀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도 맛있다.
혹시 이 근처를 들리는 분들이 계시면 한번쯤 들려도 괜찮을성 싶다.
하긴 대충 끼니만 떼우는 사람의 말을 믿어도 될지 그건 모르겠다. ^*^
16시 10분.
다시 출발이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고속도로를 싫어한다.
국도를 택하기로 한다.
조금 가다보니 1톤짜리 타이탄 트럭 같은 것이 소 두마리를 트럭에 묶어서 끌고간다.
소를 태우고 가는 것은 보았지만 이렇게 트럭에 소를 묶어 끌고 가는 것은 처음본다.
집사람과 함께 신기함을 감추지 못하며 국도를 택한 덕분에 이런 장면도 본다고
서로 의기양양해 한다.
역시 강원도 산길은 험하다.
고개를 구비구비 휘돌아 넘어가는데 거의 180도로 회전한다.
온 몸이 왼쪽으로 쏠렸다가 오른쪽으로 쏠리기를 수십번한다.
비가 앞이 안보일 정도로 쏟아 붓다가 다시 가랑비로 변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이번 산행은 어려울 것 같다는 불안한 느낌이 든다.
구절리를 지나 큰너그니재와 작은너그니재를 넘어간다.
이름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번 적어본다. ^*^
이 작은너그니재를 넘어가는 시각이 17시 15분.
해발 645미터라고 한다.
재 이름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가끔씩 웃으면서 넘어간다.
팻말보는 재미도 괜찮지 않겠는가?
17시 40분.
삼척으로 들어섰다.
아마 그곳 안내도에는 백봉령이라고 적혀 잇는데 우리 생각에는 지금 서 있는
이곳보다는 그 전 고개가 백봉령이 아닌가 싶다.
일단 백봉령이라고 간주하기로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만남님과 함께 커피 한잔씩을 하며 주위를 들러본다.
그 사이 집사람은 칡녹말을 거금 4만냥씩 들여서 산다.
갈아서 만든 칡녹말은 일반 칡에 비해 비싸다고 한다.
내가 그런 것을 어찌 알 수가 있을까?
그저 그렇다니까 그런가보다 한다.
다시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수시로 내렸다가는 그치곤 한다.
18시 10분.
출발하자.
이제 무릉계곡이 눈 앞이다.
어둡기 전에 무릉계곡에서 숙박까지 정해야 한다.
18시 40분.
무릉계곡이다.
주차비로 2000원을 받는다.
싼 편이다.
보통 3000원씩 받는데...
숙소를 무릉프라자 모텔로 정했다.
방 하나에 4만원씩한다.
아마 피크철이 지난 탓에 조금 숙박비가 내려간듯하다.
그래서 철이 좀 지난 뒤에 오기도 하지만...^*^
일단 무릉프라자 모텔의 전경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더불어 주변의 경치도 둘러보면서 셔터를 누른다.
위의 사진은 카메라가 좀 흔들렸나보다.
화면에 좀 떨림현상이 있다.
주차장에서 들어오는 입구를 보면서 찍어본다.
아직 어둠이 내리지는 않았다.
주변이 약간씩 어두워지고 있기는 하지만...
숙소에 짐을 풀고는 밖으로 나온다.
대충 주변도 둘러볼겸 또 저녁도 먹을겸.
언제나 그렇듯이 하루종일 운전하고 저녁에 소주 한병과 삼겹살 1인분이면 족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나 때문에 모두 삼겹살로 정하는 것 같다.
드시고 싶은 음식들을 드셔야 하는데 나 때문인 것 같아 조금 미안하다.
드시고 싶은 음식을 드시라 권했지만 아무래도 이것저것 시키시기 힘드신가보다.
만남님과 사모님은 술을 안한다.
집사람 한 잔 주고 나머지는 다 내가 마신다.
밖에는 또 비가 한바탕 주변을 정신없게 만들고 있다.
정말 내일도 비가 올려나?
술을 마시면서도 걱정이다.
대충 저녁을 끝내고 숙소로 향한다.
만남님과 둘이서 촬영기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집사람들은 들어가고 만남님과 함께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본다.
야경을 아직 찍어보지 않았기에 이번 기회에 야경도 찍어본다.
아래 사진은 그 샘플이다.
사진촬영기법을 연수 받는 중에도 비는 내린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내일 도저히 산행은 불가능한 것 같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며 오늘의 일정을 접기로 한다.
지금 방에서는 집사람이 목욕재계하고 기다릴지 모르는 일이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