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회 논고산악회 산행일지(제주도 한라산 둘째날 / 11.03.26)
제69회 논고산악회 산행일지(제주도 한라산 둘째날 / 11.03.26)
06시 17분.
갑판 위로 나가본다.
무슨 섬일까?
누가 설명을 해 주면 좋겠다.
혹시 추자도가 아닐까?
멀리 어선들도 보이고...
점차 섬의 모습도 사라지고 있다.
동쪽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이
잠시 후면 일출이 보일 것 같다.
8단지에 사시다가 이사가셨다고 한다.
성함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부부의 모습이다.
태옥님도 한 장 담으시고...
여성분들도 함께 담아본다.
06시 32분.
일출이 보이기 시작한다.
최태옥님 큰따님과 한 장 담으시고...
일출이 시작된다.
일출을 배경으로 한 장 담으시고...
그런데 해가 가려졌다.
따라서 다시 한 장 더 담고...
조용한남자 부부도 한 장 담는다.
아니 한 장 더 담아본다.
이원도 부회장님 부부의 모습도 담고...
기화님이 컵라면을 들고 계시다.
어제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라면 국물이 그립다.
기화님이 내 마음을 눈치채셨나보다.
라면 국물을 권한다.
맛있게 얻어 마신다.
속이 싹 풀리는 기분이다.
너무 고맙다.
백종현님이시던가?
헷갈린다.
아침 식단이다.
국물이 제일 맛있다.
어제 술을 많이 마신 탓이렸다.
07시 15분.
멀리 보이는 곳이 제주도가 아닐까 싶다.
유영걸님 아침 햇살을 받으면 한 장 담고...
두 섬 사이에 다리도 보이고...
08시 34분.
제주도가 눈 앞에 보인다.
공항에서 금방 날아오르는 비행기도 보이고...
09시 08분.
배에서 내려 한 자리에 모인다.
급하다.
배가 08시경에 도착하리라 생각했는데 한 시간이나 더 지연되었다.
한라산 등정을 하려면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진달래 대피소에 12시 30분까지 도착을 해야만 백록담을 갈 수 있단다.
놀토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여행객들이 엄청 많다.
항구를 벗어난다.
09시 20분.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탑승을 한다.
10시 정각.
성판악에 도착한다.
시간이 없다.
대충 물과 가벼운 음식을 나누고는 누구를 기다릴 것도 없이
받는 순서대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조용한남자 사진 찍을 틈도 없다.
사진을 찍다가는 절대 진달래 대피소에 12시 30분까지 갈 수가 없다.
사진기도 배낭에 집어넣고 무조건 집사람 뒤꽁무니를 바쁘게 따라간다.
보통 세시간 걸리는 코스를 2시간 30분 안에 통과해야 한다.
오르다 보니 다른 팀 한 사람이 눈길에 미끄러졌단다.
아마도 손목이 나간 것 같다.
나증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남자 한 분도 넘어져 다리가 부러졌단다.
그래서 119 구조대 헬기가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산행에서는 누구나 항상 조심해야 한다.
우리 팀이 아무 사고없이 하산을 한 것도 하늘의 도움이리라.
12시 25분.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을 한다.
조용한남자 죽다 살아났다.
한번도 쉬지 않고 2시간 반을 달려왔다.
조금 무리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어쩌랴.
그러지 않으면 제주도에 온 보람이 없는 것을...
일단 대피소를 올라와서야 카메라를 꺼내든다.
그리고는 대피소의 모습을 담는다.
그런데 또 바빠진다.
여기서는 좀 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허상이었다.
14시에 백록담에서 쫓아낸단다.
우띠~
또 열심히 올라가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먼저 올라와서 점심 식사를 했단다.
우리는 식사를 하지 못했다.
가방에서 샌드위치를 꺼내 가볍게 허기를 떼우기로 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산을 오르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러니 허기만 면하기로 한다.
하늘을 보라.
날씨가 너무 좋다.
아마 하늘도 우리의 백록담 산행을 반가이 맞아 주시는 듯 싶다.
13시 24분.
앞에 정상이 보인다.
쾌청한 하늘과...
맑은 구름의 모습도 담아본다.
주변의 모습도 담고....
저 멀리 도심의 모습도 담아본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13시 46분.
능선의 반 정도인 것 같다.
위의 사진에서 능선의 왼쪽 하얀 부분까지 온 것이니까...
바람이 엄청나다.
조용한남자 옆으로 날아갈 듯 싶다.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몸을 45도 눕히면서 걸어야 제대로 걸을 수 있다.
안그러면 등산로를 벗어나 떨어질 우려가 있다.
찬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얼굴이 아린다.
산에 다니면서 처음 맞이하는 강풍이다.
정말 올라가기가 싫다.
너무 처음부터 무리해서 그런지 몸의 상태가 이상하다.
이때까지 산행하면서 느껴보지 못한 괴로움이다.
바람은 차고 매섭고 숨은 턱턱 막히고...
정말 미치겠다.
13시 56분.
정상이다.
2시 이전이다.
다행이다.
카메라 밧데리가 다 떨어지셨단다.
조용한남자가 구세주다.ㅎㅎ
독사진을 한 장씩 담는다.
백록담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한다.
백록담의 모습만도 담아보고...
집사람과도 한 장 담아본다.
바람이 너무 불어 운기님 머리가 휘날린다.
사진을 찍는 조용한남자도 바람때문에 제대로 초점을 맞추기가 어렵다.
한라산 동능 정상이란다.
그냥 내려가기가 너무 아쉬워 백록담의 모습을 다시 한번 담고...
마지막으로 이 사진을 담고는 얼른 정상을 떠난다.
근데 성함을 잘 모르겠다.
얼굴은 아는데...ㅎㅎ
내려오면서 지금 있는 사람들만 단체로 기념 촬영을 한다.
지나가던 등산객에게 부탁을 한 사진이다.
저 밑으로 도심의 모습을 한번 더 담아보지만
역시 시원치 않다.
너무 힘들다.
사진을 찍을 힘도 없다.
중간쯤 내려오는데 무릎에서 느낌이 온다.
아무래도 처음에 무리한 것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 것 같다.
내려오면서 사라오름을 들리기로 한다.
그런데 오후 3시 이후에는 등산로를 차단한단다.
지금 시각이 15시 40분.
사라오름을 갈 수가 없다.
너무 아쉽다.
17시 05분.
노루 두 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다.
보기가 너무 좋다.
더 이상 사진을 담지 못했다.
조용한남자 너무 힘이 없다.
아니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무릎이 너무 아프다.
다리가 풀렸나보다.
어기적 어기적거리며 천천히 산을 내려온다.
만사가 귀찮다.ㅎㅎ
오늘은 더 이상 사진을 담지 않기로 한다.
잘은 모르지만 하산을 한 시각이 18시경인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숙소를 갔지만 사진을 한 장도 담지 못했다.
모든 것은 다음날로 기약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