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8. 11. 12:30ㆍ※...가족 이야기...※/[가족이야기]
200년 8월 11일
잠결에 핸드폰 벨소리가 들린다.
아침 6시 20분이다.
어제 모닝콜 설정을 그렇게 해 두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두타산 등반을 하고 싶은 욕심이었으리라.
대충 세수도 안하고 카메라만 들러메고 밖으로 나간다.
집사람이 밖에 짙은 구름이 깔려있으니 아마 틀린 것 같다고 한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모텔 밖으로 나선다.

계곡 쪽을 바라보니 먹구름이 잔뜩 찌푸리고 있다.
아무래도 틀렸나보다.
너무 욕심이 과했다는 느낌이 든다.
미리 포기했어야 할 일이다.

주차장에서 동쪽 입구로는 먼 하늘에 맑은 구름만이 감돈다.
그렇다면 구름의 흐르는 방향이 문제다.
가만히 서서 구름의 동태를 살핀다.
아쉽게도 구름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고 있다.

매표소 앞에서 산세를 훑어본다.
이 산이 두타산일까? 아님 청옥산일까?
혼자 중얼거려도 본다.
다시 빗방울이 떨어진다.
짙은 먹구름이 빠른 속도로 몰려들고 있다.

매표소도 카메라에 담아본다.
지금 입장하는 사람도 보이고 내려오는 사람도 보인다.
저들은 산행을 하고 오는걸까 아니면 계곡만 보고 오는걸까?

짙은 먹구름에 마지막 남은 희망도 떨어버린다.
지금 시각이 7시 22분.
다시 숙소로 향한다.
마지막 희망을 내던지고....ㅠ.ㅠ
일찍 움직일 필요가 없다.
산행을 포기한 이상 못다한 잠이나 더 자야겠다.
8시 50분.
옆방의 만남님의 전화다.
9시 10분에 만나기로 하고 일어나 물건을 챙긴다.
9시 10분.
퇴실을 한다.
다시 빗방울이 오락가락한다.
아무리 비가 와도 용추폭포까지는 가야한다.
무릉계곡을 와서 그조차도 못하고 돌아설 수는 없다.
다들 우산을 준비한다.
요즘 산행하면서 비를 맞으니 그 기분 또한 묘하다.
어릴 적의 추억도 살아나고 이 나이에 평소같으면 비맞고 다니면 정신이상자 취급을 하리라.
하지만 이렇게 등산복차림으로 비를 맞으면 누구도 그리 생각치 않는다.
일부러 우산을 준비하지 않고 산행을 한다.
비를 맞기 위함이다.
일단 대충 아침식사를 한다.
만남님이 약을 올린다.
두타산 산행을 강행하란다.
약을 올리는줄 뻔히 알면서 약이 오른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는다.
내색하면 만남님이 너무 좋아할 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10시 20분.
이제 입장료를 내고 무릉계곡을 들어선다.
어제 들어올 때 지불한 것은 주차비만이다.
입장료는 만남님 부부가 지불해 주신다.
아마 잘은 모르지만 입장료가 1,000원에서 1,500원 사이인 것으로 기억한다.

계곡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담아본다.
발 담그고 들어가 놀고 싶은 생각이다.
10시 45분.
대략 20여분 움직였나보다.

올라가다 보면 금란정이라고 보인다.
안내판도 함께 담아본다.

안내문이 너무 깨끗해서 찍사의 모습도 반사되어 보이고 만남님의 모습도 뒤에 비친다. ^*^
비가 내리는 바람에 이 정자에서 잠깐 쉬었다가 간다.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계곡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재미있는 물놀이를 한다.
같이 내려가보고 싶은 충동이 앞선다. ^*^



삼화사의 전경이다.
사찰은 조용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종교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사진 오른쪽에 학소대라는 팻말이 있다.
아마 이 위로 오르면 학소대가 있나보다.
옛날에 한 수도사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려고 종이로 학을 만들어 이 골짜기에서 날렸다.
그랬더니 그 종이학에 생명력이 생겨서 높이 떠가더니 청옥산 기슭에까지 날아갔다는 전설과
이곳에 학이 집을 짓고 즐겨 놀았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 때문에 이 골짜기를 학소대라 이름 붙였다고 전한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오르면서 가끔씩 경치가 괜찮을성 싶다 싶으면 셔터를 누른다.
그러다 보니 하늘을 향해 찍을 일이 많아지고
렌즈에 빗방울이 떨어져 사진을 이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치만, 내가 어디 사진 전문가는 아니지 않는가.
그저 우리 님들께 이런 곳이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수만 있다면 그로 족하다.

나무들때문에 절경을 찍을 수가 없다.
대략 나무를 피해서 찍어본다.

중간에 빗방울 큰 놈이 떨어졌나보다. ^*^


11시 50분.
쌍폭포에 다다른다.


시원한 폭포의 흐름이 장관이다.
쌍폭은 왼쪽의 반달계곡에서 흐르는 물과 오른쪽 용추폭포에서 흐르는 물이 만나는 곳이다.

왼쪽의 반달계곡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이며,

오른쪽 용추폭포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이다.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는 만남님의 모습도 한 컷 담아보고,

두 폭포가 함께 만나 이루는 못의 모습도 담아본다.
지금 시각이 12시 15분.
2분만 더 오르면 용추폭포다.
다시 말해 위의 사진 오른쪽 바로 상단에 용추폭포가 있다.


용추폭포의 전경이다.
다른 사람들은 용추폭포를 더 멋있게 보는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쌍폭포가 더 아름답다.
아직도 비는 열심히 내리고 있다.
카메라가 엄청 비를 먹는다.
우산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용추폭포 주변의 전경들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니 오래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
대충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다시 하산하기로 한다.

내려오다 다시 쌍폭포의 윗부분에 도달한다.
반달계곡에서 흘러내리는 폭포를 올라올 때 찍은 곳보다 좀 더 위의 장소에서 찍은 모습이다.

이것은 같은 장소에서 용추폭포 쪽을 찍은 것이다.
어쩐지 반달계곡 쪽에서 흘러 내리는 폭포가 더 멋있어 보인다.

어렵게 어렵게 만남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남의 사진은 잘 찍어주면서 정작 자신의 모습은 카메라에 담지 않으려 한다.
하긴 비에 젖은 새앙쥐의 모습들이니 보기 그리 좋지는 않을듯 싶다. ^*^
그러나 어떠랴~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더 꾸밈없고 더 솔직해보여 좋을 듯 싶다.
카메라가 너무 젖는다.
아무래도 마음에 부담이 간다.
일단 카메라를 가져간 돗자리 자루 속에 넣는다.
올라오면서 다 찍었으니 카메라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더 이상 비에 젖지 않게 하고자 함이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발걸음을 재촉하여 산을 내려오니 벌써 14시를 가르키고 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만남님과 헤어진다.
만남님은 여기서 어디 들러야할 곳이 있다.
만남님 안녕~~~ㅎㅎㅎ
14시 50분.
무릉계곡을 출발한다.
집사람이 부석사를 보고 싶어한다.
부석사는 몇 년 전에 한번 갔던 곳이다.
그런데 저녁에 가서 정확하게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침부터 올라갈 예정이다.
아직도 비는 멈추지 않는다.
차를 몰고 삼척을 통과해서 울진으로 향한다.
새로 만들어진 도로들이 많다.
옛날의 구불구불하던 도로들이 신설된 자동차 전용도로에 의해 많이 직선화되어 있나보다.
울진으로 들어서니 근남면에 민물고기 전시관이 있다.
그냥 갈 수가 없다.
시간이 급한 것도 아니다.
지금 시각이 16시 30분.
주차를 시키고 관람을 하기로 한다.
주차비나 관람료도 없다.
카메라를 준비한다.
큰일이다.
카메라 작동이 안된다.
드디어 카메라가 맛이 갔다.
너무 비를 많이 맞은 탓이다.
눈 앞이 캄캄하다.
이 일을 어떡하나~
아직 찍을 사진이 많은데...
집사람의 따가운 눈총이 뒤통수에 꽃힌다. ㅠ.ㅠ
실없이 웃어본다.
계면쩍은 웃음이다.
집사람이 대충 눈치를 채고 더 이상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그래서 내가 집사람을 좋아한다. ㅎㅎㅎ
카메라는 안되고 우리 님들에게 사진은 보여주고 싶고...
인터넷을 뒤져 사진 한 장을 구해본다.
[사진이 사라졌다.10.08.19]
민물고기 전시관 전경이다.
물론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니다. ^*^
사진기만 있으면 여기서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하늘 가득하다.(끙~)
한번쯤 와볼만한 곳이다.
교육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17시.
대략 30분 정도 관람을 한 것 같다.
민물 전시관을 출발한다.
봉화,영주를 향해 다시 길을 재촉한다.
가다가 보니 좌측에 불영사가 있다.
그냥 지나칠 집사람이 아니다.
불영사로 방향을 잡는다.
시각은 17시 20분을 가르키고 있다.
주차비 1,000원에 입장료를 따로 받는다.
입장권은 받았는데 금액이 적혀 있지가 않아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카메라 전원을 켜본다.
완전히 맛이 갔다. ㅠ.ㅠ
여기서도 사진 한장 건지지 못하는걸까?
정말 속이 상한다.
어쩌랴 후회해도 이미 늦은 것을...

역시 인터넷을 검색해서 꼭 올리고 싶었던 장면 한장만 찾아 올린다.
비록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사실 내가 찍지 않은 사진은 올리고 싶지 않다.
나중에라도 그 사진이 사라지면 빈 공간으로 남지 않겠는가.
불영사는 대략 주차장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한다.
안내문에는 15분 정도라고 적혀있었지만 20분 정도는 잡아야 한다.
불영사는 그 전에는 구룡사라 불리웠다 한다.
그런데 서쪽 산 위의 부처님의 형상을 한 바위가 절 앞 연못에 비침으로
그 이름을 불영사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이 절은 비구니 승려들의 수행처란다.
가만히 보니 정말 모두 비구니들이다.
18시 15분.
불영사를 출발한다.
다시 봉화쪽을 향해 열심히 달린다.
답운재(619.8m)와 꼬리비재를 통과하여 부석사에 도착한 시각이 20시.
한참을 달렸나보다.
슬슬 배도 고프다.
일단 잠자리를 구해야한다.
주변의 민박을 알아보니 30,000원이다.
그런데 주인집이다.
화장실도 세면장도 함께 써야하고 TV도 거실에서 함께 보란다.
아무래도 불편하다.
주변을 둘러보니 펜션 전화번호가 있다.
평상시는 70,000원인데 40,000원만 달란다.
오늘 방이 남아 있고 시간은 다되었으니 좀 싸게 해주는가보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아 깨끗하다.
주저없이 확정하고 계산을 한다.
여장을 풀고 주변에 나와 저녁을 먹는다.
물론 소주 한병은 함께해야한다.
하루의 피곤을 풀기 위함이다. ^*^
이렇게 둘째날의 하루 일과는 소주한잔과 더불어 저물어갔다.
펜션에서 선풍기를 틀고(물론 에어콘도 있다) 카메라를 말린다.
내일 혹시 카메라가 동작이 되면 몇장이라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카메라때문에 속이 상한 조용한남자
'※...가족 이야기...※ > [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래 사위와 함께 프로방스(06.12.25) (0) | 2006.12.25 |
---|---|
조용한남자의 가족 여행 3부(부석사,소수서원 / 05.08.12) (0) | 2005.08.12 |
조용한남자 가족 여행 1부(무릉계곡 / 05.08.10) (0) | 2005.08.10 |
조용한남자 가족여행(치악산 / 05.05.07) (0) | 2005.05.07 |
조용한남자 가족여행(평화의 댐 / 05.05.06) (0) | 2005.05.06 |